테슬라 모델Y RWD 5,000km 후기

1. 이전 차량

저희 집에는 K7(2010, 신차)와 i30(2008, 중고)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K7은 무사고에 20만km 잘 타고 있었는데, 어느날 자잘한 사고와 연식으로 인해 i30가 이제는 보내달라는 비명을 지른다는 이야기를 집사람이 함과 동시에 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집사람 차를 보내주기는 하지만 샤바샤바로 K7을 집사람이 쓰고 제가 새차로 사는 것으로.. 

적토마
적토마

2. Model Y RWD

원래는 아이오닉 5 페리버전을 사려고 했습니다. 주행가능거리, 편의사항등 제가 보기에 아이오닉이 상대적으로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을 위해 시승도 해보니 전기차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집사람의 부정적인 코멘트를 막기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LFP 배터리를 사용한Model Y RWD(5699)를 계약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4월에 계약 후 6월에 출고했으며 2번의 가격인하로 5299만원에 출고했습니다. 세금 제하고 보조금 합치면 5000만원 언더로 구입했다고 집에는 말했습니다. 

가격이 싸진 대신에 리퍼럴코드는 끝내 부활하지 못하고 혜택을 못 받았습니다. 이제라도...

 

모델 Y
모델 Y

3. 운행 후기

구매한지 약 4개월 만에 약 5000km를 넘었습니다. 기존 차량보다 운행 마일리지가 높은 편입니다. 

5000km도 넘었겠다 4개월도 되었기에 그간의 소회를 적어보려 합니다.

벌써 5000km 넘었네
벌써 5000km 넘었네

3.1. 장점

3.1.1. 저렴한 전기차 운용비용

신차이기도 하지만, 현재 차량에는 전기 충전료만 투입되고 있습니다. 저는 롯데 어디로든 그린카드로 충전료의 80% 할인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4만원(2만원 적립, 2만원 할인) 한도가 있고 그나마 60만원 전원 실적이 있어야 하지만, 저의 소비 형편상 충분히 실적을 채울 수 있기에 잘 쓰고 있습니다.  

9월 기준 1650km를 주행을 했는데 충전료는 15000원 들었습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 1km당 9원 정도 들었습니다. 80% 할인을 받는 상황에서는 가솔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메리트가 있는 상황입니다. 80% 중 40%는 올해 종료라고 하는데, 그래도 경제성을 유지된다고 봅니다. 아래 표는 테슬라메이트에서 9월 한달간 충전관련 정보입니다.

9월 충전료
9월 충전료

 

모델 Y RWD의 배터리 용량이 56 KWh이고 제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충전기의 파워큐브의 충전료는 1 KWh당 268원입니다. 80% 할인을 받게 되면 1 KWh당 53.6원이고 완충을 한다고 하면 약 3000원이 들어갑니다. 인증 주행가능거리가 356km로 계산하면 1km당 8.4원이 사용됩니다. 훌륭하죠~~ 물론 완속충전기이지만.

 

K7 VG270의 표준 연비는 11km/리터였습니다. 1리터에 1586원(24.10.9 평균가격)이라고 하면 1km를 가는 데는 144원이 필요하게 됩니다.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저희 동네 슈퍼차저는 KWh당 396원입니다. 이 기준으로 봐도 1km당 62.3원꼴인걸 보면 연료비는 보수적으로 봐도 내연차의 50% 수준으로 선택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전기차를 고른 가장 큰 이유입니다.

주행거리-주행비용(테슬라메이트)
주행거리-주행비용(테슬라메이트)

3.1.2. 오토파일럿

전기차 운용비용이 저렴한 것은 전기차의 공통된 장점이라면 오토파일럿은 테슬라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K7은 단순 크루즈 기능만 있었고 그것도 없는 차(i30)보다는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차는 모두 가다, 서다, 곡선 주행 시 서행 등이 잘 되더군요. 그래서, 여러 차를 시승을 해보았고, 정작 테슬라는 시승 없이 구매를 했습니다. 오토파일럿이 넘사벽이라는 말만 듣고..

처음에는 잘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토파일럿 작동 시 핸들이 상당히 무거워지는 것도 만일의 사태 발생 시 내가 조향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타고 다니면서 완전히 적응되었습니다. 오토파일럿 하나만으로 운전 피로가 약 10% 수준으로 낮아진 것 같습니다. 장거리 출장 시에도 도착 후 바로 업무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고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멀리 가는 여정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보통 기차/버스로 갈 거리를 전기차를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마일리지도 내연차보다 빨리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3.1.3. 원페달 드라이빙

운전 피로를 낮춰주는 또 하나의 요소입니다. 처음에는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중독된 수준이고, K7을 가끔 운행을 하게 되면 오히려 내연차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회생제동을 적절히 사용하면 원하는 브레이킹 강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회생제동 강도를 조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지적받고 있지만, 저는 오히려 한 가지 회생제동 강도에 발을 맞출 수 있게 되어 오히려 편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3.1.4. 프렁크

전면주차 시 트렁크를 열 수 없거나 불편할 경우를 대비해 자주 사용하는 물품은 프렁크에 넣어 놓습니다. 공간도 상당히 넓어 운동 용품 및 음식들을 주로 넣고 다니는데, 유리한 단점인 수동으로 닫아져야 하는 것은 프렁크 소프트클로징 제품을 사서 DIY 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차공간 특성상 요즘은 트렁크보다 프렁크를 더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주니퍼에는 오토 프렁크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모델 S, X도 없고 하이랜드도 없는 것으로 봐서는 적용되기 어렵지 않나 보입니다.

3.1.5. 앞자리의 하부 공간

모델 Y를 사고 뒷자리에 타는 사람들이 원탑으로 뽑는 장점입니다. 운전석/조수석 자리 밑에 공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뒷자리 승객들이 다리를 뻗을 수 있습니다. 이것 하나 만으로 뒷자리 승차감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습니다. 집사람에 의하면 글라스루프보다 다리 뻗을 수 있는 것이 더 좋다고 하네요. 

3.1.6. 글라스루프

선쉐이드를 탈착 한 요즘이 글라스루프의 전성기라고 보입니다. 하늘, 구름, 바람이 액자 속에 있는 그림 같아 보여 이동시 승객들의 분위기가 업됩니다. 틴팅도 기본으로 되어 있어서 눈도 부시지 않아 집사람/아이의 평이 좋은 편입니다. 

운전자는 장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가족들에게 셀링 포인트로 좋을 것 같습니다.

 

3.1.7. 음성인식

생각보다 잘 됩니다. 물론 ChatGPT 수준의 자연어 처리를 하지는 못합니다. "xxx 가자~" 등의 명령어는 사용하기에 충분히 좋습니다. 저는 내비게이션, 전화 용도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말을 알아듣는 확률은 약 80~9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3.1.8. 테슬라메이트

테슬라의 모든 운행 기록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설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로즈베리파이에 설치를 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즈베리파이 중고로 4만원에 구입하고 sw는 무료이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차량을 구입하고 얼마 있다가 경찰서에서 딱지가 날아왔는데, 살펴보니 충전자리를 장기간 점유했다고 누군가의 신고로 딱지가  왔던 거죠. 범칙금은 10만원인데, 아마도 테슬라메이트가 없었더라면 한 달 전 운행했던 기록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동분서주하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다가 소명할 방법도 찾지 못하고 10만원을 냈을 겁니다.

제가 그날의 운행기록을 살펴보았고, 충전하다가 잠깐 다른 곳에 운행을 하고 다시 충전을 했었는데, 신고자가 보기에는 계속 충전자리를 점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신고를 했던 모양입니다. 

해당 자료를 구청에 제출하니 범칙금이 취소되었습니다. 구청 담당자 말로는 해당 건처럼 오해에 의한 신고도 많고 신고가 들어오면 일단 딱지를 발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소명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암튼, 그때 해프닝으로 로즈베리파이 값은 뽑았다고 생각하고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딱지 소명서
딱지 소명서

 

이 밖에도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github.com/teslamate-org/teslamate

 

GitHub - teslamate-org/teslamate: A self-hosted data logger for your Tesla 🚘

A self-hosted data logger for your Tesla 🚘. Contribute to teslamate-org/teslamate development by creating an account on GitHub.

github.com

 

 

 

3.1.9. 충전

의외로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회사건 집이건 전기차량이 많지 않아 충전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완속 충전만 하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는 것은 있지만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에는 충전 유무에 상관없이 급속 1시간, 완속 14시간의 점유시간이 허용되니 복잡한 공용 주차장에서는 이외의 주차자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3.2. 단점

3.2.1. 시트

통풍시트는 없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구입을 했고, K7도 통풍시트가 없었지만 그리 불편하지 않아서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운행을 해보니 시트 재질도 이질감이 있지만, 타공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등받이와 제 등사이에 갇힌 열이 발산하지 못해 계속 등받이/등 사이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니, 에어컨을 작동시켜도 등의 온도는 쾌적한 온도로 내려가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시트에 타공을 넣으려면 비건 레더로는 불가능하므로 두 가지 요소는 한 번에 해결을 봐야 합니다. 내년 여름이 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아마 통풍시트를 달지 않을까요?)

K7 시트(구멍있음, 좌), 모델Y 시트(구멍없음, 우)
K7 시트(구멍있음, 좌), 모델Y 시트(구멍없음, 우)

다른 단점은 K7과 대비하여 시트의 크기가 작습니다. 차량의 크기가 작은 것도 있겠지만, 사이즈의 크기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다른 가족들은 모두 괜찮다고 하네요.(저만 그런가??)

3.2.2. 오토파일럿

오토파일럿이 제 생각과는 다른 판단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교차로를 건너서 차선이 넓어지는 경우 통상 우회전 차량가 합류를 하게 되는데, 이때 테슬라는 차선이 넓어진 것으로 인식해 차선의 중앙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면 우회전해서 합류하는 차량과의 거리가 갑자기 좁아져서 사고가 날 경우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오른쪽에서 진입 차량이 없었지만,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걱정이 되더라고요. 전체적으로 사람과 운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3.2.3. 글라스루프(여름에만)

차량을 인수할 때는 너무 좋았지만, 여름이 되어 보니 선쉐이드 없이는 머리가 너무 뜨거워서 운행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선쉐이드의 효과는 탁월합니다. 저에게 반드시 사야 하는 테슬라 액세서리 1개를 꼽으라면 선쉐이드를 꼽을 겁니다. 처음에는 전동 혹은 수동으로 열고 닫기가 가능한 제품을 구매할까 했는데, 어차피 여름에는 "항상" 닫아놔야 하기 때문에 탈착식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글라스루프는 여름에만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틴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눈부심도 적고 쾌적한 시야를 제공해 뒷자리 동승자가 차가 작은지 몰라요...  

그리고, 선쉐이드를 한다고 해서 실내외 온도차이가 비슷해지지 않습니다. 어차피 유리가 가열되면 실내도 복사에너지가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창에서 실내로 열에너지를 뿜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서기에는 실내외 온도차이가 섭씨 20도에 달합니다. 10월 들어서 선쉐이드를 탈착을 했음에도 약 섭씨 10도 내로 온도차이가 줄어들었네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도 열차단율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저렴한 필름으로 틴팅을 했습니다.

실내외 온도차
실내외 온도차(하늘색)

3.2.4. 이외의 잡소리

전기차다 보니 실내가 조용합니다. PET병의 찌그덕 거리는 소리, 문짝 찌그덕 거리는 소리 등 소리가 발생하면 여지없이 거슬립니다. 차체에서 나는 소리는 보증수리로 가능하다고 해서 한차례 수리를 받았고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100% 조용하지 않고 음악 소리에 묻힐 정도의 소리는 그냥 참고 탑니다.

3.2.5. 뒷자리 승차감(저는 잘 몰라요)

RWD의 승차감이 이전 미국 생산 제품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집사람을 설득했는데, 집사람이 뒤에 타자마자 바퀴 위에 앉은 것 같다고 합니다. 기존의 차보다 많이 딱딱하다고 합니다.. 특히나 앞자리보다 뒷자리에 탈 때에 회생제동에서 유발되는 멀미 증상이 조금 더 심하다고 하네요.

3.2.6. 살 것이 너무 많다.

테슬라가 만들고 알리가 완성한다!

차를 계약하고 인도하기 전에 유튜브나 카페를 검색해 보니 꼭 필요한 알리제품이 너무 많았습니다. 배송기간을 고려했을 때 미리 안 살 수가 없습니다. 부품의 필요성을 차치하더라도 선택과 기다림의 고통은 다른 차량 구매에서는 느낄 수 없던 점이었습니다. 매일 오는 택배에 집사람 눈치를 보며 창고에 보관하다가 차량 인도하고 몇 번에 걸쳐서 몰래 설치했습니다.

정작 설치를 해도 가족들은 전혀 모름.

3.2.7. 내비게이션

차량을 인도할 때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과속카메라 경고 안내. 하지만 이 기능은 두 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월 7900원 구독) 사용 필수
  • 한 번만 알려줌.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지원사양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지원사양

 

현대차는 몇 년간 공짜인데, 테슬라는 그렇지 않더군요. 그래서, 와이파이 연결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역시나 안되더군요. 그냥 포기..

또, 한 가지 문제는 프리미엄 커넥티비티를 사용하지 않으면 현재 교통상태가 내비게이션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티맵과 비교를 해보면 제가 사는 곳에서는 별차이 없지만, 서울에서는 경로차이가 꽤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결국, 써야 하는지 고민 중입니다.)

현재는 HUD와 스마트폰을 연동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4. 결론

차를 사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몇 차례 경험을 했지만,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 사자라는 마음으로 차량을 구매했던 것 같습니다.

테슬라-아이오닉의 관계는 마치 아이폰-갤럭시 관계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항목을 참고하셔서 취향껏 선택하셔서 안전하게 타시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10월 9일부터 리퍼럴 코드가 부활했네요. 저는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구매의사가 있는 분께서는 아래 링크로 접속하여 구매하시면 리퍼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https://www.tesla.com/ko_kr/referral/jaemo154203

 

리퍼럴코드 혜택은 아래와 같습니다.